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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경제수장들 미국 보호무역 성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참석한 각국 경제수장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 등 보호무역 기조를 일제히 성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유럽연합(EU) 조세담당 집행위원이 포문을 열었다. 모스코비치 위원은 취재진에 "가장 우선시되는 위협은 내부 지향 정책과 보호주의가 갖는 위험성"이라며 "성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자유무역이 중요하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견고한 이해"라며 동참했다. 또 다른 일본 재무성 고위 관계자도 "(참석자들 사이에) 무역전쟁과 보호주의가 부적절하다는 합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각국의 우려는 G20 공동성명 초안에도 반영됐다. 로이터가 확인한 공동성명 초안에는 "우리는 양자, 지역, 다자간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이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일치하는 합의의 중요성에 주목하며, 그러한 합의가 다자 무역 협정을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적혀있다. 이는 지난해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 당시 채택된 공동성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미국을 포함한 G20은 정당한 무역 방어 기구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부당한 무역 관행 등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잇따른 각국의 지적에도 "미국이 자유무역 시스템의 작동을 위해 국익을 희생하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러한 내용의 행정명령은 오는 23일 발효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금주 중 최대 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들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기로 해 무역전쟁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다만,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회원국인 캐나다, 멕시코와 동맹국인 호주에 대해 철강·알루미늄 관세 면제 방침을 밝혔다. 이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나라도 예외를 적용받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2018-03-20

미국발 '무역전쟁' 힘겨루기 주목…G20 재무장관 회의 개막

아르헨티나에서 19일(이하 현지시간) 개막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미국발 무역전쟁이 불씨를 댕길지, 또는 극적 진화될지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를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전 재무부 관료인 에드윈 트루먼은 므누신 장관이 G20 상대국의 비판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의 과세 계획을 옹호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이들 국가의 불만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으며, 이러한 행정 명령이 오는 23일 발효될 예정이어서 각국에서는 관세 예외를 적용받고자 막판 협상을 타진 중이다. 특히 이번 G20 회의에서는 독일을 포함한 주요국이 한목소리로 미국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양측 힘겨루기가 수면 위로 드러날 전망이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19일 보호무역주의가 향후 경제 전망을 해칠 수 있으며, 미국과 관세 제외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G20 주최국인 아르헨티나 재무장관도 "자유무역에 따른 이득을 유지하기로 한 함부르크 공동 성명의 문구를 유지하기로 합의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반 트럼프 기조를 재확인했다. 앞서 중국이 독일과 연대 의사를 밝힌 점도 미국에는 부담을 더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보호주의 반대를 위해 힘을 모을 것을 다짐했다.

2018-03-19

IMF "G20 성장 지속 불확실"

주요 20개국(G20)은 2008년을 전후로 한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성장과 고용에서 상당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국제통화기금(IMF·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이 6일 밝혔다. IMF는 이날 발표한 G20 경제 성장 관련 보고서에서 "(G20이) 성장을 지속할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경기 순환 회복은 견조하지만, 생산성 성장은 여전히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IMF는 G20 국가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잠재성장률이 2%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추산되는 점을 거론했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과 영국이 계속해서 만성적인 무역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이 보호무역주의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한국, 일본, 한국, 호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목표 수준 이하의 인플레이션과 수요 약화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경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또 미국, 일본, 스페인, 브라질에 대해 높은 공공 부채와 무역 손실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빠른 신용 확대를 지적하면서 민간 부문의 재정적 취약성을 보완하라고 경고했다. 다만 보고서는 G20 국가들의 부채 상황은 안정을 찾은 것으로 평가했다. IMF는 오는 10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WB) 연례총회에서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에 대한 3분기 수정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2017-10-06

시진핑, 스텔스 '젠 -20' 띄우고 '강군몽' 과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위장용 얼룩무늬가 새겨진 전투복 차림으로 사열차량에 올랐다. 정면을 응시하며 근엄한 표정을 지은 시 주석이 "퉁즈먼 하오(동지들 안녕)!"라고 입을 떼자 "주시 하오(주석님 안녕하십니까)"라고 답하는 장병들의 함성이 네이멍구 벌판에 울려 퍼졌다. 30일 오전 네이멍구 주르허 기지에서 열린 중국 인민해방군 창설 90주년 기념 열병식의 시작 장면이다. 중국은 1927년 8월 1일 공산당 홍군의 난창 무장봉기를 인민해방군의 건군절로 기념해 왔지만 이날에 맞춰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의 강군몽(强軍夢), 즉 군사대국 굴기에 대한 집념이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다. 이번 열병식에는 중국의 신형 첨단 무기가 대거 등장했다. 특히 올 3월 실전 배치된 젠-20 편대가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젠-20은 미국의 F-22(랩터)와 F-35의 대항기종으로 개발된 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31AG, 공대함 미사일 잉지-83K 등이 첫선을 보였다. 런궈창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육상.정보.특수전.방공미사일 방어.해상.공중.종합보급.반테러.전략타격 등 9개 작전군이 참가했다"며 "장병 1만2000명, 장비 600여 대, 항공기 100대가 참가했고 절반 정도가 처음 공개됐다"고 밝혔다. 장병 1만 명, 장비 500대가 동원됐던 2015년 천안문 열병식 때보다 규모가 커졌다. 사열과 분열을 마친 시 주석은 연설을 통해 "영웅적인 인민군대를 세계 일류 군대로 건설해야 한다"며 "군이 국가 주권.안전.발전이익을 수호할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병식의 특징은 '실전형' 열병식이었다는 점이다. 열병식이 열린 주르허 기지는 서울 면적의 1.8배인 아시아 최대의 실전훈련장이다. 시 주석이 누누이 강조해 온 합동작전 수행 능력을 훈련하는 장소다. 마오쩌둥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한 이래 중국의 열병식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 행사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날 열병식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선 병사들의 경례 구호가 기존의 '서우장 하오(수장님 안녕하십니까)' 에서 '주시 하오(주석님 안녕하십니까)'로 바뀌었다. 6월 말 홍콩 주둔군 열병식 이후 두 번째다. 국영방송 CCTV의 해설자는 "수장이란 (막연한) 호칭보다 정식 명칭인 주석을 사용함으로써 국가 의식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올가을 19차 당대회에서 '당주석'을 부활하려는 시 주석의 희망이 드러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절대권력자였던 마오쩌둥 사후 1982년 폐지된 당주석제를 부활시킴으로써 시 주석이 1인 권력 집중과 임기 연장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집단지도체제의 골간을 흔드는 것이어서 간단하게 이뤄질 일이 아니란 분석도 강하다. 시 주석의 대규모 열병식은 취임 3년 만인 2015년 천안문 열병식에 이어 두 번째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전 주석은 임기 중 건국 50주년과 60주년 기념일에 각각 한 차례씩 천안문 열병식을 거행하는 데 그쳤다. 올가을 5년 만에 권력재편이 이뤄지는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자신의 권력과 권위를 내외에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2017-07-30

G20 만찬 때 푸틴 옆자리 찾아간 트럼프

이달 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려진 것 외에 한 번 더 회동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 7일 두 사람이 가진 첫 공식 정상회담 이후 G20 정상들의 만찬 자리에서 "사적인 비공개 대화"를 가졌다는 것이다. 언론에도 알리지 않은 트럼프와 푸틴의 비공개 대화는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레머 대표가 17일 고객들에게 보낸 뉴스레터를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2명의 목격자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들었다는 브레머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사적이고 열띤 대화를 나눴다"며 "만찬장의 다른 정상들이 두 사람의 활발한 대화를 보고 어안이벙벙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목격자들이 대화 내용은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19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와 푸틴의 비공식 만남은 지난 7일 엘베강 강둑에 있는 콘서트홀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부부동반 정상 만찬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식사 중반을 넘어섰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 옆자리에 앉은 푸틴에게 다가가 대화를 시작했다. 두 사람 사이엔 러시아 측 통역사만 있었다. 원래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정석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옆자리였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에 영어-일본어 통역사를 대동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두 정상이 러시아 통역사를 통해 한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들의 대화 내용은 백악관 공식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에게 구두로 전달해준 내용이 전부이다. 비공개 추가 만남이 알려지자 백악관은 18일 성명을 통해 두 정상의 만남을 인정했지만 "짧은 대화였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과 배우자는 모두 독일 총리의 초청을 받았다. 언론도 다 알고 있었다"며 "가짜 뉴스가 갈수록 정직하지 못하다. 독일에서 20개국 정상을 위해 마련한 만찬조차 사악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언론을 비난했다. 여러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나눈 대화가 뭐가 문제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대변인을 지낸 존 커비 CNN 외교·군사 분석가는 "정상들이 비공식 대화를 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통역이나 국가안보 담당 관료의 배석 없이 푸틴 대통령 같은 인물과 만난 건 이상하다"며 또 "러시아만 대화 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건 좋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2017-07-19

"미국, 더 이상 세계의 별 아니다" G20이 'G19+1'로

"G20이 아니라 미국과 나머지 국가가 대립한 'G19+1'이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지난 7~8일(현지시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대해 CNN과 영국 스카이뉴스 등 서방 언론은 이렇게 보도했다. 선진국과 주요 신흥국이 모여 국제 공조와 단합을 확인하는 자리인 G20 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선언 이후 성격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상은 정상회의 폐막 3시간 전에 가까스로 마련된 공동선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발표한 공동선언에 따르면 자유무역 수호와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현안에서 미국과 나머지 국가들의 시각은 확연히 엇갈렸다. 공동선언에서 정상들은 "상호 호혜적인 무역과 투자, 비차별 원칙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불공정 무역 관행을 포함한 보호주의와 계속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적법한 무역 보호수단의 역할을 인식한다"는 문구를 포함시켰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대해서도 공동선언은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결정에 주목한다"며 "나머지 G20 회원국 정상들은 파리협정이 되돌릴 수 없음을 선언한다"고 밝혀 협정 탈퇴를 선언한 미국을 압박했다. 지구온난화와의 전쟁을 미국 없이도 계속 수행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특검 수사 등으로 국내에서 입지가 약해진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겐 세계 지도자들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례적으로 폐막 기자회견 없이 귀국하며 '따로' 움직였다. 그는 트위터에 "G20 정상회의는 대단한 성공이었고 메르켈 총리에 의해 멋지게 진행됐다. 감사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CNN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국이 더 이상 '세계의 별'이 아님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브루킹스연구소 미국 유럽센터의 토머스 라이트 소장은 "이번 G20 정상회의가 던져 준 큰 메시지는 19대 1의 프레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 고립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더 이상 유일한 글로벌 리더가 아님이 확인된 이번 회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 온 국제 질서의 지각 변동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리더십이 빠져나온 빈자리를 어느 강대국도 단독으로 채우지는 못한 채 메르켈 독일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경쟁하는 구도로 변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스카이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기간 동안 과거 질서 해체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북한 미사일 문제가 긴급한 글로벌 현안으로 떠올랐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 서방과 달라 G20 공동선언에 포함되지 않은 것처럼 세계가 한목소리를 내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G20이 개최되는 동안 함부르크에선 최대 10만 명이 '반자본주의'를 외치며 시위를 했다. 시위대가 차량과 건물을 불태우고 상점을 약탈하자 경찰 특공대가 투입돼 체포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변화협약 탈퇴와 푸틴 대통령의 시리아 내전 개입 등을 비난했고, G20이 글로벌 위기에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 소속 수제 하버는 로이터통신에 "난민과 전쟁 등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초래한 이들이 G20 회의장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위에선 이번 회의를 두고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는 의미에서 'G zero(0)'란 비아냥도 나왔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2017-07-09

'빈손 귀국' 트럼프 "G20 美에 대성공이었다" 자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함부르크에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빈손'으로 귀국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작 본인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G20 정상회의는 미국에 아주 대성공이었다"면서 "우리가 맺은 많은 나쁜 무역협정들을 바로잡아야만 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무역 불균형 문제를 이슈화한 것을 최대 성과로 꼽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일 트위터에서 폴란드와 독일 방문 일정을 소개하면서 "미국은 세계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들을 일부 체결했다. 우리가 왜 우리를 돕지 않는 나라들과 이런 무역협정을 계속해야 하나?"라며 무역 문제를 이슈로 삼을 것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프랑스로부터 일장 설교를 들었다고 꼬집었다. 또 무역 문제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나머지 19개 회원국과 극명한 이견만 노출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미국유럽센터의 토머스 라이트 소장은 "이번 G20 정상회의가 던져준 큰 메시지는 19대1의 프레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고립됐다"고 혹평했다. [연합]

2017-07-09

'광폭행보' 푸틴 … G20 정상들과 개별 회담

오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기간을 전후해 G20 10여개 나라 정상들과 개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3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히며 G20 정상회의에 앞서 브라질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회원국 정상과의 비공식 회담도 예정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외교수석)은 이날 "이미 프랑스와 한국 대통령 일본 총리 터키 대통령 등과의 회담이 합의된 상태"라면서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호주 총리 등과의 회담도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 밖에 다른 정상들과의 회담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샤코프 수석은 또 푸틴 대통령이 양자회담뿐 아니라 8일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3자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미러 정상회담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샤코프 수석은 "미러 정상이 만나기로 합의됐다"면서 "현재 양국이 정상회담 시간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샤코프 수석은 또 "이 회동은 정말 중요하며 모두가 그것을 기다리고 있다"며 "미러 양국 대통령이 몇 차례 전화회담을 했지만 두 나라 관계가 '제로 상태'인 만큼 그것으론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박상욱 기자

2017-07-03

'보호무역 반대' 사라진 G20 재무회의 선언문

세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이 독일 바덴바덴에서 만났지만, '보호무역주의 배격'을 공동선언문(코뮤니케)에 담는 데 실패했다. 회담은 18일(현지시간) 폐막했다. G20의 경제정책 사령탑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유무역 수호 의지를 다지면서 불황과 경기침체로 야기된 보호무역 바람에 맞서왔다. G20마저 보호무역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글로벌 경제에서 보호무역 기조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동선언문에 '반 보호무역주의' 대목이 빠진 것은 미국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지난해만 해도 공동선언문에 "어떤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도 배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반 보호무역주의 문구 삭제를 밀어붙였다. 므누신 장관은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이란 문구를 넣자고 고집했다. '미국 우선주의'에 기초해 "세계무역질서가 불공정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학을 그대로 담자는 것이었다. 당장 중국이 크게 반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은 막대한 무역적자가 부당하다는 뜻으로 '공정'을 강조했다"며 "미국을 상대로 가장 많은 무역흑자를 내는 중국이 반길 수 없는 내용이었다"고 19일 평가했다. 결국 의장국인 독일의 중재로 두 문구 모두 공동선언문에서 배제됐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출범한 지 2개월밖에 안 된) 미국 신행정부가 현상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과) 다시 한번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중국 측 경제 보복 사태의 해결 실마리를 찾기 위해 샤오제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과의 양자 회담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중국 측이 개별 회담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유 부총리는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가진 10여분 간의 첫 양자 회담에서 "한국 경상수지 흑자는 저유가·고령화 등에 따른 것이며 환율 때문이 아니다. 한국은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 등을 통해 흑자를 줄일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움직임과 관련해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상진 기자, 세종=박진석 기자 kim.sangjin@koreadaily.com

2017-03-19

트럼프 속내 궁금한 G20 "틸러슨 만나자"

지난 16일 주요 20개국(G20) 외무장관 회의에서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인물은 단연 미국의 외교사령탑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독일 본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정유업체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출신인 그가 국제외교 무대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이체벨레 방송은 각국 외교장관들 모두가 만나길 원한 인물은 틸러슨 장관이었다며 회의 일정이 '스피드 데이트'(여러 사람을 돌아가며 잠깐식 보는 것)를 방불케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G20 외무장관 회의는 유럽, 아시아 할 것 없이 국제사회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총책임자를 처음 만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회의 참가국 외교장관들 모두가 틸러슨 장관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될지 명확히 알고 싶어 했다는 것. 틸러슨 장관은 관심을 모았던 미국의 시리아 사태 대응책과 관련, 17일 러시아가 모든 시리아 반군이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 한 시리아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대다수 시리아 반군이 테러 세력과 연계돼 있다고 주장하며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함께 반군 공습에 집중해온 러시아가 기존 입장을 바꿔 소위 온건 반군을 공습 대상에서 제외해야 시리아에서 미-러 간 군사협력이 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시리아에서 미-러 양국 간 군사협력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전날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회의 뒤 "나토는 아직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2017-02-17

'바다 만리장성' 쌓는 중국, 44억불 스텔스로 맞선 미국

미·중 태평양 패권전쟁 중국, 섬과 섬 잇는 3겹 방어선 구축 '항모 킬러' 둥펑-21로 타격력 보강 미국, 육해공 전방위 전투 시나리오 유사시 적 방어선 신속 돌파력 갖춰 미국, 저비용·고효율 다중전투 전략 "동맹국에 작전 참여 요구할 수도" 태평양의 파도가 거세질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들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미국은 또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갈등을 빚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만에 하나 양국이 군사적 대립을 벌일 경우 그 무대는 태평양이 될 전망이다. 태평양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내해(內海)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군사력을 키우면서 미국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형국이다. 미국과 중국은 태평양을 놓고 '유사시'를 대비한 수 싸움이 한창이다. "도련선은 중국 세력권 표시"=지난해 12월 항공모함 랴오닝함으로 구성된 중국의 해군전단이 서해와 동중국해에서 실전훈련을 했다. 랴오닝함은 중국 해군의 미래를 상징한다. 하지만 "당분간 랴오닝함의 군사적 이점은 상대적으로 제한적"(미국의 카토연구소)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해군이 미 해군과 맞서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그래서 내실을 다지기 전까지 중국의 기본 군사전략은 '반(反)접근·지역거부(A2/AD·Anti-Access/Area Denial)'다. 쉽게 풀자면 미국의 군사력이 중국에 근접하는 걸 막는 '바다의 만리장성'을 쌓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태평양 섬들을 연결해 가상의 '도련선'을 그었다. 일종의 방어선이다. 당분간 제1도련선(오키나와~대만~말레이시아)을 마지노선으로 삼은 뒤 장기적으론 제2도련선(일본~괌~인도네시아), 궁극적으론 제3도련선(알류샨 열도~하와이~뉴질랜드)까지 확장하는 게 목표다. 이표규(예비역 해병 중령)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 교수는 "도련선은 방어선이자 동시에 중국의 세력권을 표시하는 선"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또 A2/AD를 위해 두 가지 전력에 집중 투자했다. 하나는 미 해군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눈', 초지평선(OTH) 장거리 레이더와 해양감시위성 야오간 등이다. 중국 신화사는 야오간 발사 목적이 국토자원·농작물 생산량 조사용이라고 보도했지만 영국의 군사분석매체인 제인스그룹은 해양감시위성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축은 태평양의 미군기지와 함대를 공격할 수 있는 '주먹'인 정밀타격 미사일이다. 대함탄도미사일(ASBM)인 둥펑(DF)-21D와 DF-26이 대표적 사례다. 두 미사일은 지상의 고정 목표물뿐만 아니라 해상의 이동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어 별명이 '항모 킬러'다. DF-26은 사거리가 3000㎞ 이상이다. 서태평양의 미국 군사 요충지인 괌을 공격권 안에 뒀다. 중국은 또 초음속 공대함미사일 잉지(YJ)-12, 함대함·함대지 순항미사일 YJ-18 등을 배치해 펀치력을 키웠다. 이 밖에도 함대에 방공우산을 제공하는 055형 구축함과 소음을 확 줄인 상(商)급(093형) 핵추진 공격잠수함(SSN)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중국 항모전단을 미국에 대적할 정도로 키우겠다는 의도다. 한편 중국 환구시보는 24일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DF-41의 실전배치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론 미 육군도 적 함선 공격=미국은 중국이 쫓아오는 상황을 껄끄러워한다. 중국의 군사력이 커질수록 미국이 마음대로 군사행동을 펼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엽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초빙교수는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을 상대로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자유롭게 군사작전을 벌이는 행동의 자유(Freedom of Action)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일찍부터 중국의 A2/AD 방어망을 무력화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래서 2010년 '공해전(Air-Sea Battle)'을 내놨다. 미 공군과 해군이 합동으로 ①레이더·인공위성 등 중국의 눈을 공격하는 교란(Disrupt) ②미사일 등 중국의 주먹을 제거하는 파괴(Destroy) ③중국의 해·공군력을 몰아내는 격퇴(Defeat) 등 3단계 군사작전을 펼친다는 개념이다. 공해전은 2015년 '국제공역에서의 접근과 기동을 위한 합동개념(JAM-GC·Joint Concept for Access and Maneuver in the Global Commons)'으로 수정됐다. 국제공역(Global Commons)은 공해를 포함한 공역·대기권·우주 등 특정 국가의 주권이 미치지 못하는 공간을 통칭한다. 이표규 교수는 "공해전은 중국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을 가정해 확전의 위험성을 키운다는 비판이 있어 이를 보완한 게 JAM-GC"라고 말했다. JAM-GC는 ①적의 공격이 임박한 경우 사이버전·전자전으로 제압하고 ②적이 선제공격을 하면 일제사격으로 반격하고 ③적 전력이 약해진 뒤 육해공군, 해병대가 합동으로 적 방어선을 돌파한다는 개념이다. 미국은 JAM-GC의 수행을 위해 레이저건·스텔스 무기 등 최첨단 전력 개발에 힘썼다. 그러나 이들 무기의 개발을 국방비로만 감당하기가 벅차졌다. 대표적 사례가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이다. 지난해 취역한 이 구축함의 건조비는 44억 달러다. 당초 32척을 주문하려던 미 해군은 3척 도입에 만족해야 했다. 이런 점 때문에 미국은 지난해 '다중영역전투(Multi-domain Battle)' 개념을 도입했다. 육군은 땅에서, 공군은 하늘에서, 해군은 바다에서만 각각 적과 싸우는 것에서 벗어나 다른 영역의 적도 상대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육군과 해병대의 포병은 지금까지 육상의 목표물만 포격했지만 앞으론 적의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격추하거나 적 함선을 공격하는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항공산업 전문지인 에비에이션위크의 한국통신원 김민석씨는 "다중영역전투는 값비싼 신무기를 개발하는 대신 재래식 무기에다 정보기술(IT)을 접목해 개조한 뒤 쓰자는 것"이라며 "국방도 저비용·고효율로 운용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재엽 교수는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국에 적극적 역할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기지를 빌려주는 차원을 넘어 대(對)중국 작전에 동맹국들의 참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철재 기자

2017-01-26

베이지역 하늘에 의문의 빛 줄기…27일 밤 곳곳에서 관측돼

리버모어에 거주하는 한인 서제교(22)씨는 친구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가 하늘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빛줄기를 관측했다. “서쪽하늘 부근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별을 봤다. 순간적으로 소원을 빌었다”고 말했다. 에이미 강(38)씨는 퇴근길에 의문의 빛을 봤다. 강씨는 “운 좋게 하늘에서 빛줄기가 떨어지는 걸 보게됐고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많은 사람들이 이 빛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27일 밤 북가주 곳곳에서 의문이 빛이 관측되며 많은 사람들이 이 빛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내용이 SNS를 뒤덮었다. 어떤 사람들은 UFO라고 추측했고, 어떤 사람들은 운석이라고 했다. 미 전략 사령부는 이 불빛이 지난달 25일 발사된 중국의 로켓의 일부가 대기권으로 들어오며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가주는 물론 네바다, 아이다호, 유타에서도 관측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 익스프로러토리엄 소속 과학자는 “지난달 발사된 중국의 쳉 젱(Cheng Zheng) 7의 일부분이 로켓에서 분리돼 대기권으로 떨어지며 발생한 것”이라며 “이를 보통 ‘우주 폐품’이라고 부르며 대략 시속 1만8000마일로 낙하한다. 이 같은 현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SNS 등에 올라온 사진과 동영상은 과학자들이 불빛의 존재를 규명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전략 사령부는 설명했다. 전현아 인턴기자

2016-07-28

미국 '과거의 적' 베트남과 손잡고 중국 견제

미국과 베트남은 베트남 전쟁이 끝난지 20년 만인 1995년 수교했다. 국교 정상화 이후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지만 미국 정상으론 세 번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패권주의를 노골화하고 있는 시점에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완전한 관계 정상화라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23일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을 과거의 적에서 친구가 된 사이로 규정했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은 군비 증강을 위해 무기 금수 전면 해제를 미국에 요구해 왔다. 미국은 2014년 해양 안보 관련 살상 무기에 한해 금수 조치를 풀었지만 인권 문제와 미 보수파의 반대 등을 고려해 전면 해제하진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로선 이번 조치를 통해 베트남을 끌어들이고 중국의 아시아 영향력을 견제해, 핵심 외교안보 전략인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힘을 실을 수 있는 포석을 놓은 셈이다. 베트남으로서도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미국의 도움을 받고, 러시아에 의존하는 무기 수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다. 정상회담에서도 오바마 대통령과 꽝 국가주석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항행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세계 최대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조기 비준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베트남 기업 간 16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성사됐다는 내용도 밝혔다. 여기엔 베트남의 저가항공사인 비엣젯 항공이 보잉사로부터 여객기 737기종 100대를 113억 달러에 구매하는 계약이 포함됐다. 기업 간의 거래지만 미국의 조치에 대한 베트남의 화답인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 응우옌 쑤언 푹 총리는 물론,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등 베트남 국가지도부 '빅4'를 모두 만나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을 두고 "베트남을 중국에서 떨어뜨려놓기 위한 '미끼(lure)'를 던졌다"고 표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국이 아시아 지역 재균형 정책을 달성하기 위해 '오랜 적'에게 살상무기 수출 등 안보 선물을 안겼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과 베트남의 전면적인 관계 정상화에 중국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의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베트남이 미국의 힘을 빌려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경제발전을 가속화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신문은 베트남의 인권문제, 식민지 역사 등을 거론하면서 "하노이(베트남)가 필리핀처럼 미국의 동맹이 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동현 기자

2016-05-23

미국, 4년 후엔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

올해 대선 레이스의 핵심 주제는 '미국 산업의 경쟁력 제고'이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등 유력 대선 주자들은 낮은 인건비와 보다 느슨한 환경 규제 등을 등에 업고, 중국이나 베트남 등의 국가가 미국 제조업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비관적인 목소리와는 달리, 제조업체의 대표들은 보다 미국 제조업 경기에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지인 포천은 31일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의 '2016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지수'를 인용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달리고 있으며 다가오는 2020년에는 중국을 누르고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과 일본은 나란히 3, 4위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제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던 핵심 요소는 '값싼 노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술 발전으로 제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점차 줄어들게 되면서, 노동력보다는 기술, 지적재산 등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기 시작했다. 딜로이트는 이러한 이유로 인해 미국의 제조업이 중국보다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딜로이트의 데보라 윈스-스미스 연구원은 "미국산 제품이 화려하게 귀환할 것"이라며 "제조업이 더럽고, 위험하고, 쉬운 일자리라는 인식은 사라지고, 혁신이 주도하는 산업으로 탈바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이 정체돼 있고, 많은 대학 졸업자들의 일할 기회도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포천지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미국에서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든 것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는 전세계 500명 이상의 기업 대표 및 임원들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한 뒤, 설문 결과를 지수화해 매년 '제조업 경쟁력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2016-04-03

실종 여객기 찾기 'G2 정보전쟁'

지난 8일 새벽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수색 현장이 미.중간 군사력 각축장으로 바뀌고 있다. 홍콩 '아주주간' 최신호는 실종해역에 파견된 함정과 항공기들이 수색 작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도했다. 마카오 국제군사학회의 황둥 회장은 "이 해역은 평시에 중국 해군이 들어갈 수 없던 곳"이라며 "상대방의 군사 운용 실태와 실력을 관찰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15일 미 국방부는 최첨단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을 벵갈만 수색 임무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9인이 최첨단 센서를 운용해 잠수함 탐색이 주임무인 P-8A는 남중국해 태국만에서 수색을 진행한 핑크니함과 P-3C 오리온의 임무를 이어받았다. 펜타곤 대변인 스티븐 워렌 대령은 "말레이시아의 요청으로 구축함 키드함을 서쪽 수색지역인 믈라카해협 북부에 파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다만 해 벵갈만 인도양 북부를 포함하는 서부 수색 지역은 매우 광범위하다"며 "우리는 진보된 해양 수색 능력을 갖춘 P-8A의 활약에 흥분해 있다"고 말했다. 최첨단 전력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P-8A 포세이돈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재균형 정책에 따라 일본 오키나와 카데나 공군기지에 첫 실전 배치됐다. 인공위성 10대 함정 9척 군용기 2대 헬기 4대 등으로 이뤄진 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팀을 운용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에 밀리는 모양새다. 중국의 공식 입장도 신중하다. 중국은 15일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의 수사결과 발표 직후 왕이(王毅) 외교부장 주재로 범정부 대책회의를 열었다.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수색이 가장 긴박한 최우선 임무"라며 말레이시아에 정확한 정보 제공 수색 범위의 확대 수색 역량 강화를 요구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중국은 조만간 새로운 수색 계획을 마련해 해상과 육지에서의 수색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의 신중함은 수색 역량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대형 대잠 초계기가 없다. 미군 P-3C에 상응하는 '가오신 6호'는 현재 시험 운용단계다. 인공위성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우주기반 적외선시스템(SBIRS.Space-Based Infrared System)'을 이용해 탐지된 공중 폭발은 없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세계 3위의 위성대국인 중국은 아시아 전역을 커버하는 베이더우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을 구축해 수색 작업에 투입했다. 그밖에도 환경관측 위성 '하이양 1.2호'를 운용하고 있지만 미국이 운용 중인 조기경계 위성은 아직 보유하지 못하다. 신경진 기자

2014-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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